1. 세리에 A의 전성기: 유럽 무대를 지배하던 낭만의 리그
세리에 A는 지단, 토티, 네드베드, 말디니, 호나우두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총출동했던 ‘낭만의 리그’로 불렸다. 1980~90년대 이탈리아 구단들이 재정적으로 풍족했던 데다, 잉글랜드의 유럽 대항전 출전 금지(헤이젤 참사)로 인해 자연스럽게 유럽 최정상 무대를 선점했다.
• 1982~1999년: 세리에 A 클럽들이 챔피언스리그, UEFA컵, 컵위너스컵 등에서 총 17번 우승, 15번 준우승
• 발롱도르 수상자 133명 배출: 당대 최고 선수들이 모이면서 단연코 유럽을 대표하는 무대로 자리 잡았다
이 무렵 ‘7공주’라 불리던 유벤투스, AC 밀란, 인테르, AS 로마, 라치오, 파르마, 피오렌티나는 유럽 클럽 순위 상위권에 자리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세리에 A 팬 커뮤니티(세리에매니아)가 활발히 운영될 정도로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매력적인 리그였다.
세리에 A 프로필
항목 | 정보 |
---|---|
정식 명칭 | 세리에 A (Serie A) |
창설 년도 | 1929년 |
소속 클럽 수 | 20개 클럽 |
하위 리그 | 세리에 B |
최근 우승 클럽 |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 (2023-24) |
최다 우승 클럽 | 유벤투스 FC (36회) |
최다 우승자 | 잔루이지 부폰 (10회) |
최다 득점자 | 실비오 피올라 (274골) |
UEFA 랭킹 | 2위 |
2. 경제 침체와 칼초폴리: 세리에 A의 몰락 요인
2-1. 1990년대 말 경제 악화와 구단주 투자 축소
이탈리아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구단주들의 막대한 자금 지원이 끊기기 시작했다.
• 파르마의 모기업 파르마트가 파산하면서 팀이 재정난을 겪고 하부리그로 강등
• 베를루스코니(AC 밀란), 칼리스토 탄지(파르마) 등 기업가·정치인 구단주들이 예전만큼 투자에 나서지 않게 됨
연봉·이적료 부담이 커지면서 세리에 A 팀들은 경쟁력이 떨어졌고, 다른 유럽 리그(특히 프리미어리그)가 글로벌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사이 뒤처지는 결과를 맞았다.
2-2. 2006년 칼초폴리 스캔들로 이미지 추락
전 유벤투스 단장 루치아노 모지의 승부조작, 로비 등이 드러난 ‘칼초폴리’로 세리에 A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 유벤투스 강등, 라치오·피오렌티나·AC 밀란 승점 삭감
•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리그를 떠나고,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외면이 심해졌다
이 스캔들의 여파로 리그 브랜드는 급속도로 추락했고, 글로벌 중계권 협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이탈리아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했음에도 관중 수가 줄어드는 등 팬들의 기대마저 식어갔다.
3. 낙후된 인프라와 서포터 문제: 리그 이미지 훼손
3-1. 구단 소유 경기장 부재와 관중 동원 문제
이탈리아 법상 경기장은 지자체 소유이며,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신축된 낡은 시설을 아직까지 사용 중인 구단이 많다.
• 유벤투스: 모기업의 지원으로 새 경기장을 지어 관중 수익을 262%까지 대폭 늘렸다
• 다른 구단: 복잡한 행정 절차와 지자체 반대로 신축·리모델링이 어려워 리그 경쟁력에서 뒤처짐
3-2. 과격한 서포터 문화와 인종차별 이슈
이탈리아 일부 구단의 울트라스(Ultras)는 과도한 폭력성, 인종차별 행위로 리그 평판에 악영향을 끼쳤다.
• 2018년 인테르 vs 나폴리 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원숭이 소리를 내며 인종 차별
• 경기장 밖 난투극으로 사상자 발생
• 라치오 울트라스 중 일부는 파시즘(무솔리니 찬양) 성향까지 드러냄
이로 인해 세리에 A는 국제 사회와 스폰서, 중계사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고, 타 리그보다 글로벌 팬층을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4. 최근의 변화: 부활을 꿈꾸는 세리에 A
4-1. 해외 자본 유입과 중계 시간 조정
• 미국 자본이 밀란, AS 로마, 피오렌티나 등 여러 구단을 인수하며 재정난을 해결하고, 마케팅 전략을 개선하고 있다.
• 아시아 시장을 고려해 경기를 낮 시간(현지 기준) 혹은 황금 시간대(아시아 기준)에 편성하면서 신규 팬층 확보에 나섰다.
4-2. 치열한 우승 경쟁과 유럽 대항전 선전
• AC 밀란, 인테르, 나폴리 등 다양한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과거 유벤투스 독주의 구도를 깨고 있다.
• UEFA 클럽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유럽 랭킹 2위에 오르는 등 서서히 부활의 조짐을 보인다.
5. 세리에 A, 다시 ‘낭만의 리그’가 될 수 있을까
세리에 A는 한때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칭호를 받았고, 팬들에게는 “낭만”으로 기억되는 무대였다. 현재는 경제적 여건, 승부조작 스캔들, 낙후된 인프라, 서포터 문제 등으로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최근 해외 자본, 글로벌 마케팅, 그리고 치열한 타이틀 경쟁을 통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 새로운 경기장 건립, 과격 서포터 단속, 인종차별 대응 등 개선이 필요한 과제들이 남아 있다.
• 김민재와 같은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다시 이어진다면 국내 팬들의 관심 역시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세리에 A가 다시금 7공주 시절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투자, 리그 운영, 그리고 이미지 쇄신에 달려 있다. 축구 팬들에게 매 시즌 새로운 ‘낭만’을 선사할 수 있도록 부단히 변화를 모색하는 모습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